안녕하세요~!
약속대로 유준이랑 혁이가 행복해지려는 때 즈음, 후기를 다시 들고 왔습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후기를 적는 기분이네요. 그 사이 유준이랑 혁이는 갈등도 겪고 화해도 하고, 저는 휴재도 하고,
날씨도 갑자기 많이 추워졌지요. 여러분께서는 그간 안녕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어느 지점에서 두 사람을 화해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몇 년 후에 재회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지난 과거에 열렬히 사랑했으나 이루어지지 못한 그 텁텁함을 다시 마주하는 순간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럽미닥터!>가 왜 그렇지 않았느냐, 라고 한다면 우선 그럴 필요가 없는 친구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준이는 얄미울만큼 자신의 잘못과 자신이 놓인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고 혁이는 유준이를 흘려보내기에는 마음이 너무 따듯하기때문에, 그 둘의 시너지를 생각하면 모로 놓아도 얼마동안의 이별을 선택할 것 같지 않았어요. 그래서 서로를 보지 않는다면 2주에서 한 달의 기간이 아닐까 했는데, 제 생각보다 유준이가 많이 피폐해질 것 같더라구요. 안 쪽에서부터 곪아가는 모습을 많이 그려보고 싶었습니다만, 전체적인 <럽미닥터!>의 밝은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는 않아서 본편의 분위기 정도로 매듭을 짓게 됐습니다.
BL만화이다보니 두 사람은 반드시 사랑에 빠질 의무가 있지만은 그것이 오로지 성애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투름을 딛고 서로를 지탱하며 보듬어주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은 성애보다도 더 많은 품이 드는 일인데 저는 유준이와 혁이가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어요. 45화는 그런 생각으로 그렸던 것 같습니다.
46화에서는 성인만화 본연의 의무를 다 할 예정입니다.
Q&A때도 잠깐 언급했지만 원래 <럽미닥터!>의 기획은 수위 높은 뽕빨물이었는데 제가 생각보다 뽕빨물에 재능이 없더라고요. 그 바람에 비뇨기과물임에도 불구하고 볼만한 씬이 몇 회차 없다는 점이 스스로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네요. 아무튼 46화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한 컷을 두고 갑니다.
열람에 주의하시고, 다음주 월요일까지 모두 무탈하고 따듯한 한 주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