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우버를 시키면 배달원께서 현관문 앞에 놓고가시곤 하는데 가끔 현관 어디에 음식을 두었는지 찍은 사진과 '오래 기다리셨죠? 맛있게 드세요' 라는 메세지를 함께 남겨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무더운 날씨에 다른 주문도 많을텐데 수고스럽게 메세지를 남겨주시는 친절을 생각하면 어쩐지 마음이 훈훈해져서 기분이 좋더군요.
그래서 덕분에 저는 즐거운 아침을 맞이하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활기찬 화요일 아침을 보내고계시길 바라면서 37화 후기를 시작할게요.
37화는 유준이가 혁이의 과외선생님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회차인 만큼, 작품의 초중반부터 뿌린 떡밥을 알아채신 분들도 계셔서 기뻤습니다.
한편 37화의 원래의 이야기는 현재와 조금 다른 방향으로 기획되어 있었답니다.
<럽미닥터!> 기획안의 일부인데, 재현의 캐릭터가 지금이랑은 조금 다르게 쓰였을 때의 내용이에요. 재현이가 오로지 재미와 호기심으로만 행동하는 성격인 것은 동일하지만, 이전의 기획에서는 혁이를 적극적으로 흔들어놓는 편이었답니다. 혁이 유준의 진짜 모습을 알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에 다이어리에 낀 사진을 일부러 발견하기 쉽게 남기고 간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그러나 작품을 디벨롭하면서 이 설정은 쓰지 않기로 했는데, 역시 단순 재미와 호기심만으로 타인의 연애사에 깊게 관여한다는 것이 다소 부자연스러웠기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본 작품에서는 재현을 통해서가 아니라, 유준의 졸업사진을 통해서 혁이가 직접 유준이와 과외선생님이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
37화 이후부터는 <럽미닥터!>를 보면서 드는 의문들,
- 유준이는 알았던건지? 언제부터 알았던건지?
- 재현은 혁이에게 언제 자신의 정체와 유준의 실체를 털어놓을 것인지?
- 유준은 왜 용우를 폭행한 것인지?
- 과거 혁이는 유준에게 어떤 존재였던 것인지?
제가 독자라면 궁금한 것들을 적어보았습니다
등등에 관한 것들이 천천히 풀리기 시작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실마리를 한꺼번에 회수하는 것보다는 찝찝함을 하나씩 지워가는 편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때문에 다소 답답하실 수 있겠지만 모든 의문들이 한꺼번에 해결되지는 않을거구요, 역시 마지막까지 달리셔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지않나... 싶습니다^^;;;
현재까지는 유준이를 극히 제한적으로 조명해왔기 때문에 언젠가는 유준이 자신의 입으로 과거를 푸는 시점도 오리라 생각합니다만, 혁이를 상처를 입히게 된 서사를 정당화시키지 않기 위해 제가 여러모로 고민해야할 것들이 많아졌어요. 유준이가 해먹은게 하도 많아서... 제가 얼른 후회하도록 등짝때리고 있으니까요. 네.
이번 후기는 상당히 길었네요.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라면서, 38화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유준♥혁 컷을 두고 갑니다.
그럼 오늘도 힘내시고, 즐겁고 무탈한 한 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또 뵈어요!